한 때 'happy ending is mine' 이라는 문구가 쓰인 커스텀 폰케이스를 항상 끼고 다녔다. 영화 <도둑들>의 대사 한줄이었는데, 꽤나 그게 마음에 들었나보다. 나는 내 삶이 하나의 서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가 의미없는 파편들 같지만, 결국 그 파편들이 모이고 모여 기어코 언젠가 행복이 될 거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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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책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거라는 얄팍한 내 믿음을 완전히 전복시킨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살 수 있는 동물이라 말한다. 인간은 생존 그 자체를 위해 사는 것이고, 행복은 생존에 필요한 도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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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향적인 성격일수록 행복할 확률이 높다. 는 말에는 유감(...) 소개된 에피소드 중에 가장 와닿았던 것은 축구선수 지단의 박치기 사건이 있었을 때, 그것을 지탄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프랑스 국민들의 멋진 태도였다. 사사로운 감정에 휘말려 대의를 그르쳤다고 말하기 보다 지단 개인의 감정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문화. 이렇게 개인의 가치와 감정을 중요시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높은 문화권일수록 행복하다는 연구결과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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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행복'이라는 개념은 너무도 철학적이며 필요 이상으로 고결하게 포장되어 소비되고 있다. 포장되지 않은, '행복의 민낯'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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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책 book at 2018. 8. 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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